내가 알기론 약물치료는 통증조절용으로 쓰이지 불임을 해결할 수 없는걸로 알고있어
제목 그대로 약물치료들은 통증조절용이지 불임은 해결할 수 없어. 환자가 추후에 임신도 원하는 상황(불임일지 아닐지는 아직 알수없음), 그래서 가임력을 해결해주려면 수술을 해야하는걸로 알고있어. 물론 해설대로 수술하면 난소예비능이 떨어질수 있지만 현재 환자가 AMH가 어느정도인지 제시가 안되어있어서 수술하면 안될 환자인지는 알 수 없어. 1차적으로 약물치료부터 시작해볼수있는건 맞지만 가임력을 해결해주려면 결국 수술을 해야하지 않을까?
1개의 의견
질문하신 내용 중 "호르몬 약물치료가 불임(가임력 향상) 자체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부분은 정확히 맞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임신을 원하므로 가임력을 위해 결국 수술을 해야 한다"는 부분은 현행 진료지침의 권고와 반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문제 해설과 개념서의 설명대로 당장 임신 계획이 없고 향후 임신을 원하는 환자에서는 가임력(난소 예비능)을 보존하기 위해 오히려 수술을 피하고 호르몬 약물치료(dienogest 등)를 1차로 시행하는 것이 현행 기준입니다.
헷갈리신 이유는 '현재 임신을 시도 중인 불임 환자의 치료'와 '향후 임신을 원하는 유증상 환자의 가임력 보존'을 같은 상황으로 묶어 생각하셨기 때문입니다. ESHRE 2022 가이드라인과 대한자궁내막증학회 2024 진료지침을 기준으로 두 개념의 차이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왜 호르몬 약물치료는 '불임 치료제'가 아닌데 이 환자에게 쓰나요?
- 당장 임신을 시도하는 불임(Infertility) 환자: 복합 경구피임제, 프로게스틴(dienogest), GnRH 작용제 등 자궁내막증 약물들은 모두 배란을 억제합니다.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임신이 불가능하며, 약을 일정 기간 썼다가 끊는다고 해서 이후 자연 임신율이 올라가지도 않습니다(ESHRE 2022 강력 권고, 대한자궁내막증학회 2024 권고등급 A, Harrison 22판 p. 3192-3197). 따라서 '지금 당장 임신을 원하는 불임 환자'에게 임신율을 높일 목적으로 호르몬제를 처방해서는 안 됩니다.
- 당분간 임신 계획이 없고 통증이 주호소인 환자 (문제의 26세 환자): 이 환자는 현재 불임 치료를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진통제에 반응하지 않는 월경통 때문에 내원했습니다. 당장 임신을 시도할 것이 아니므로 배란이 억제되어도 문제가 없으며, 호르몬 치료(dienogest 등)를 통해 통증을 조절하고 자궁내막증 병변의 진행과 활성을 억제하는 것이 1차 치료입니다(ESHRE 2022 강력 권고, Harrison 22판 p. 3180-3184).
2. "나중에 임신을 원하니까 미리 수술로 낭종을 떼어내야 가임력이 좋아지지 않을까?"에 대한 오해
과거에는 자궁내막종이 있으면 수술로 제거하는 것을 우선시하던 시기가 있었으나, ESHRE 2022 가이드라인과 대한자궁내막증학회 2024 진료지침에서는 불필요한 난소 수술을 최소화하고 난소 예비능(ovarian reserve)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 기저 AMH가 정상이더라도 수술 자체가 가임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자궁내막종은 일반 양성 낭종과 달리 정상 난소 조직과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유착이 심합니다. 따라서 낭종절제술(cystectomy)을 할 때 주변의 정상 난소 피질(원시난포가 포함된 조직)이 함께 뜯겨 나가고 지혈 과정에서 열 손상을 입게 되어, 수술 전 AMH 수치와 무관하게 수술 후 난소 예비능(AMH)이 비가역적으로 감소합니다(Sabiston 22판 p. 2061-2062, 대한자궁내막증학회 2024 권고등급 B).
- 미리 수술해 두는 것은 향후 임신에 불리합니다: 당장 임신을 시도하지 않을 상태에서 수술부터 해두면, 난소 예비능만 깎아먹은 채로 나중에 실제로 임신을 시도할 시점까지 자궁내막종이 재발할 위험까지 떠안게 됩니다. 따라서 크기가 작고(이 환자는 3 cm; 통상 4 cm 이하에서는 약물 반응성이 좋고 수술 적응증이 되지 않음, Sabiston 22판 p. 2059) 악성 의심 소견이 없다면, 수술하지 않고 dienogest 등으로 병변을 억제하며 난소 예비능을 온전히 지켜두는 것이 향후 가임력을 보존하는 최선의 전략입니다.
3. 만약 이 환자가 나중에 결혼해서 실제로 '불임' 진단을 받게 되면 그때는 무조건 수술하나요?
그때도 무조건 수술하는 것이 아닙니다.
- 현행 지침에서는 자궁내막종이 있는 불임 환자라도 체외수정(ART) 전에 임신율을 높이기 위해 루틴하게 자궁내막종 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습니다(ESHRE 2022 강력 권고). 수술을 해도 생존아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고 난소 예비능만 떨어뜨려 과배란 유도 시 채취되는 난자 수를 감소시키기 때문입니다.
- 불임 환자에서 복강경 낭종절제술을 고려하는 경우는 통증이 심하게 동반되어 있거나, 낭종 크기가 너무 커서 난자 채취(oocyte retrieval) 시 접근을 방해하는 경우, 악성이 의심되는 경우, 또는 자연 임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여보기 위해 제한적으로 시도하는 경우(ESHRE 2022 약한 권고) 등으로 매우 좁혀져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 호르몬 치료가 '불임 자체를 개선하지 못한다'는 원칙은 지금 당장 임신을 시도하는 불임 환자에게 배란을 막는 호르몬제를 주지 말라는 뜻입니다.
- 현재 임신 계획이 없고 향후 임신을 원하는 환자(3 cm 자궁내막종 + 월경통)에서는, 수술로 인해 정상 난소 조직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비수술적 호르몬 치료(dienogest)로 통증과 병변 진행을 억제하다가, 나중에 실제 임신을 원할 때 약을 중단하고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가임력을 가장 잘 보존하는 표준 치료입니다.
근거
- ESHRE Guideline: Endometriosis (2022). Human Reproduction Open 2022;2022(2):hoac009. https://www.eshre.eu/Guideline/Endometriosis / https://doi.org/10.1093/hropen/hoac009
- 대한자궁내막증학회 자궁내막증 진료지침 (2024) — Clinical evaluation and management of endometriosis: 2024 guideline for Korean patients from the Korean Society of Endometriosis. Obstet Gynecol Sci 2025;68(1):43-58. https://doi.org/10.5468/ogs.24242
- Harrison's Principles of Internal Medicine (22e) p. 3180-3184, 3192-3197
- Sabiston Textbook of Surgery (22e) p. 2059, 2061-2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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